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런던 거주 3년차 느끼는 점 🤔

by kimikomi 2022. 7. 10.
반응형

영국 런던에 처음 여행으로 왔을때는 여기서 살고 싶었다. 건물들도 너무 아름답고 미술관 무료개방에 뮤지컬이라니! 라는 마음에 천국같았다.

여기 간호사로 일하러 오기로 했을땐 여행과 삶은 다른 것이니 일단 지내보고 아니면 귀국하자 같은 마음이었다. 그리고 코로나를 맞이했다.

그리고 어느덧 런던 3년차로서, 여기 삶이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나같은 사람에게 런던은 정말 살기 좋은 곳이다.

나같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하면,

한국에 살때 너무 싫었던 전선.
파란 하늘 바라보며 행복을 느끼는 내게 하늘뷰를 망치는 전선은 너무나 거슬리는 존재였다.

이런 초록함과 파란하늘은 나에게 너무나 큰 행복이다💚

런던하면 날씨얘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
하루에 비오다가 맑다가 눈오고 그런걸로 악명 높은 도시라고 혀를 차는데, 나는 비오는 날씨를 싫어해서 그런지 비가 왔다가도 또 금방 멈출 수도 있다는게 좋다.😅 한국처럼 장대비가 쏟아져 우산이 필수 인것과 달리, 소나기가 대부분이라 그냥 비맞고 다녀도 괜찮은 것도 좋다.

나는 도무지 "여름이었다.." 드립이 전혀 와닿지 않는다. 한국의 여름은 엄청 습하고 모기에게 뜯기며 장마시즌이라 내가 엄청 싫어하는 계절인데 어디서 낭만이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그러다 유럽의 여름을 겪으니 아 이게 여름이었다! Call me by your name의 여름이 내가 꿈꾸던 그 여름이 아니겠니!
영국여름도 너무나 사랑스럽다. 요즘 온난화로 여기도 heatwave다 뭐다 난리지만 30도라고 난리나는 영국 예보가 나에겐 너무 귀여운 것🥹 집에 에어컨이 없어도 여름을 날 수 있다!

문화다양성이 존재하는 것도 좋다. 다양성!
영국광고들을 보면 비연예인 광고들이 정말 많다. 저런 사람도 광고를 찍는단 말이야!? 같은 사람도 광고모델이다. 드라마를 봐도 인종이 정말 다양하게 출연하고, 메뉴선택지도 그만큼 많다. 할랄, 코셔, 비건, 베지테리언 메뉴까지 여러 문화가 공존한다.
이게 왜 좋냐면, 배타성이 적다.
내가 한국에서 베지테리언을 하겠다고 했을때, 다들 유별나다고 했다. 여긴 유별날게 없다.

보통이 없으니 유별날 굴 수가 없는 것이다.
언더붑을 입든지 노브라로 다니든 유별날 수가 없다는 점이 좋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좀 힘들 것 같기도 하다. 취업할때 문신, 피어싱 한다는게 말이 안되는 글을 봤을때 나는"왜 안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우체국에 갔을때 직원 팔에 화려한 문신이 가득했지만 누구하나 그걸로 민원을 넣거나 불쾌해 하지않았다.

개인의 자유가 너무나 중요한 나라라는게 정말 많이 느껴진다. 우리 병원만 해도, 유니폼 규정이 있지만 규정이 개인의 자유와 종교를 침범할 수가 없어서 의료인들도 분홍색머리, 문신에 피어싱에 모자에 난리난다.

개인의 자유가 너무 중요해서 가끔 에티켓도 무시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참 놀랍지만 그 누구도 뭐라 하지 않는다. 버스에서 나는 조용히 가고 싶은 자유가 있는 것 처럼, 쟤는 시끄럽게 통화하며 가고 싶은 자유가 있는 것 같다.
https://youtu.be/sJH5a_FxsAQ

이 유튜브를 보고 영국인들이 얼마나 개인의 자유를 중요시하는지 더 뼈저리게 알게 됐다.

그래서 코로나 시국에도 마스크 강제하기가 정말 어려웠고, 병원지침인 코로나 검사 거부도 정말 많았다. 🥲🥲🥲


연애나 결혼을 하는데 있어 경제적 조건을 별로 따지지 않는 것도 정말 다른 점이다. 당연히 일반화 할 수는 없다. 여기도 의사, 변호사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은 인기가 많다.
돈때문에 출산, 결혼을 포기하고 연애를 포기하는걸 여기선 본 적이 없다. 그게 참 신기했다. 한국에서 살때는 나도 이런 부담을 느꼈는데 여기선 느껴지지 않는다. 왜지🤔🤔
하여튼 삼포세대 같은건 없다.


길거리에 장애인이 정말 많이 보인다.
그리고 제일 신기했던게 바로 해바라기 lanyard

눈에 보이지 않는 장애가 있다는걸 알리는 목걸이를 하고 다닌다. 장애가 있으면 대부분 숨기고 싶어하는데 오히려 눈에 안보이는 장애가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가능한게 너무 놀라웠다.

선진국의 기준이 뭔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생각하는 선진국이란 이런 나라인 것 같다. 장애가 있어도 되고, 몸이 아파도 걱정이 없는 곳.
내가 나라를 위해야 하는게 아니라, 나라가 나를 위해 주는 곳이 선진국이 아닐까.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예쁘게 차려입고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것도 참좋다.
어제 발레공연을 보러갔을때 백발인 부부가 금요일밤을 함께 보내러 온 걸 발견했을때, 나도 나중에 늙어서도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 라는 생각에 쓰게 된 글.

완벽한 나라는 없겠지만, 나와 맞는 나라 혹은 도시가 있는 것 같다.

현재 나의 도시는 런던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