뚠뚠이와 알고 지낸게 이제 막 일년이 됐다.
놀고 놀만큼 놀아서 이번에 만나는 사람과는 무조건 끝까지 가야지 하는 마음을 먹어서 한국으로 여행 온 뚠뚠이와는 사귀게 될거라고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는데 어느새 이렇게 함께 하고 있다.
한국에서 한달 정도 써머로맨스로 달달함만 즐기려고 했는데 꼭꼭 연락하자고 당부하는 뚠뚠이가 뭐 몇일이나 갈까 했는데, 그렇게 두세달을 하루도 빠짐없이 연락해왔다.
그리고 가을에 그를 보러 2주 정도 스웨덴으로 놀러갔다. 그냥 북유럽에 갈 기회가 또 어딨겠느냐는 마음으로 편하게!
그런데 영 꼬꼬미 하는 짓이 마음에 들지 않아 한국으로 돌아가면 영원히 안녕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공항으로 가는 마지막날 그가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바람에 또 연락을 쭉 이어가게 됐다.
내가 영국으로 가서 자리를 잡으면, 그가 나를 따라 온다는 계획을 말했다. 내 비자가 조건부라서 내 비자가 아예 확실해지면 오라고 했더니 본인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길게 못볼거라는 마음에 아주 한바탕 찡찡 소동이 났었다. 누나가 안쓰럽게 여기어 통크게 한국행티켓을 쏘고 몇 주 후 한국으로 날아와 또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나는 영국으로 날아갔다.
그렇게 영국에 날아가서도 주말에 시간을 내서 스웨덴으로 그를 보러 갔다. 그게 너무 애틋했는지 그 몇 주 후에 뚠뚠이가 영국으로 이민을 왔다. 둘 다 아무 연고도 없이 그냥 영국으로 왔다. 나는 해외간호사 목표를 이루기 위해, 뚠뚠이는 그냥 나를 따라왔다.
그렇게 몇 달을 내내 다퉜다. 삶의 성향이 매우 비슷해서 같이 살면 잘살겠다 싶었는데 웬걸 의사소통, 해결방식이 잘 안맞고 성격차이도 너무 나서 정말 하루에도 수십번씩 헤어지고 싶었다. 같이 있는 것보다 혼자가 훨씬 좋을 것 같았다. (나는 엄청난 회피형)
그렇게 몇 달을 제발 헤어지는게 좋을 것 같다고 말하는 내게,
자기가 바뀌어 보겠다고, 노력하면서 같이 지내자고 하면서 시간이 흘렀다.
바뀐다고 말하면서 바뀌는 사람을 본 적이 없는데 뚠뚠이는 정말 많이 변해왔다.
전세계에서 아주 희박한 MBTI 유형을 가지고 감수성이 매우 떨어지며 본인을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간다고 믿는 아주 이기적인 뚠뚠이가 나와 함께 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왔다.
고맙다. 그렇게 노력해줘서, 그리고 포기하지 말고 함께 하자고 해줘서.
언제나 예쁘다고 말해줘서, 작은 변화도 알아차려주고 항상 고맙다는 말을 해줘서 고마워.
나의 베프, 나의 사랑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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