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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in 런던

by kimikomi 2020.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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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인스타그램에서 런던의 크리스마스 풍경을 보고 막연하게 동경해왔던 때가 있다.

언젠가 런던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는 날이 있을까 하면서 이번 생엔 없겠지 했었는데 올해 2020년 크리스마스는 런던에서 보내고 있다.
신기하게도 나는 설날이나 추석보다도 크리스마스를 제일 좋아한다. 어제 문득 집으로 걸어오면서 어쩌면 나는 영국에서 태어났어야 했는데 싶었다.

예전 영국여행을 왔을때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런던 크리스마스 환상 가지고 여행왔다가 실망하고 돌아간다고 한 말이 이제야 무슨 말인지 알게됐다. 나는 런던도 뉴질랜드처럼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은 슈퍼마켓이고 식당, 카페 등 문을 다 닫는다는걸 몰랐다. 게다가 버스, 튜브 등 모두 운행을 안한다니, 여행객이라면 정말 난감할 일!

크리스마스는 이 나라에게 정말 엄청난 연휴라는 걸 새삼 다시 깨달았다. 크리스마스기간에도 락다운 한다는 뉴스에 사람들이 엄청 화가 났는지 이해되기도 한다.
나야 간호사라서 연휴랑 상관없이 일했던게 익숙해서 크리스마스 근무 신청했지만, 집이 병원이랑 가까워서 다행이지 ㅠㅠ 버스, 튜브도 없는데 택시 타고 오며 가며 하는건 너무 끔찍하다.

올해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안나고, 병동도 너무 조용했다. 코로나 때문에 call in sick 도 많고, 근무인원이 너무 적어서 많이 힘들었다.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해서 계속 출근하고, 꼬꼬미도 일하느라 연휴내내 혼자 지내게 되었다. 감기몸살인지 몸도 안좋아서 퇴근하면 끙끙 잠만 자면서 보냈다.

백신이 슬슬 풀리면서 내년에는 그래도 상황이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데 모르겠다. 나는 내년에도 크리스마스에 근무하고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영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가족 보러가지 못하는 동료들이 너무나 우울해 했다. "너는 별로 안 그리워?" 라고 물어보는데 난 그냥 뭐...
남편, 자식을 떼놓고 온 인도인 동료에 비하면 나는 뭐 아무것도 아니지.

내년에도 아프지 않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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