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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행복한 채식주의자

by kimikomi 2021.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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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으로 이민 오기 전, 한동안 윤리적 채식을 했었다. 한 1년 가량 한 것 같다. 내가 한 윤리적 채식으로 고기가 식탁에 오르기 전에 하나의 생명체였다는 것을 인지하고 그가 어떻게 사육되었는지를 따져 먹는 것이었다.

달걀과 유제품, 해산물 등은 먹었으니 페스코테리안 식단에 가까웠다.

환경을 생각한 마음도 있었지만, 너무나 사랑했던 나의 친구 재키가 죽으면서 동물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계기가 생겼다. 소, 돼지, 닭 등이 인간의 고기로 소비되기 위해 태어났더래도 고기가 되기 전까지의 삶은 불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어나서 하늘 한 번 보지 못하고, 흙 한번 밟아 본적 없이 어둡고 좁은 사축에서 고기가 되기만 기다리는 삶은 너무 불행할 것 같았다. 그래서 자연에 풀어놓고 키워진 고기만 먹기로 결심한게 나의 윤리적 채식이다.

영국으로 오니 자연방사달걀을 구하는게 더 쉬워졌다. Free range eggs 가 바로 자연방사달걀.
한국에서 엄마가 뭘그렇게 유난스럽게 사냐고 했지만, 스트레스 속에서 낳은 달걀들을 섭취하는건 닭의 스트레스가 내 몸속으로 들어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임신했을 때 태교하고 심신안정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다들 알 것 이다. 닭도 달걀도 마찬지일 것이다.
한국에서 달걀을 고를때 포장지가 건강하게 보이는 것처럼 광고하는 것들이 있다. 자연란 등으로 포장해서 판매하지만 정말 닭들이 자연을 뛰놀다 알을 낳았는지 확인하고 소비했으면 좋겠다. 한국엔 소비자들이 많이 없어서 초록마을에 가지 않으면 구하기 어려웠는데, 영국에선 free range eggs가 caged eggs 보다 선택지가 훨씬 많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자연방사달걀은 선택하고 소비하기 때문인 만큼 소비자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

소고기는 윤리적 채식 이후, 더 이상 '맛'을 느끼지 못해서 먹지 않고 있다. 육식을 좋아하는 꼬꼬미를 위해 소고기를 사다놓긴 하는데, 같이 사는 사람의 영향력으로 (강제적으로)꼬꼬미도 육식을 점점 줄여가게 됐다.

돼지고기가 오늘 이 글을 쓰게 된 계기.
유럽의 돼지들은 행복할 줄 알았다. 특히 이베리코로 유명한 스페인의 돼지들은 행복할 줄 알았다.

최근에 소울메이트가 돼지사육의 잔혹성에 대해 말해줘서 혹시나 하고 검색해봤다.
스페인의 돼지들은 행복하지 않았다. 너무 충격이고 속상했고 너무 무관심했던 내가 바보 같았다.


스페인 돼지사육에 대한 기사
https://amp.theguardian.com/environment/2020/nov/16/shocking-footage-of-severely-


스페인 돼지사육 잠입영상:
https://youtu.be/VQIXFk5lYqI

이걸보고는 경악해서 돼지고기가 더이상 먹고 싶지 않아졌다.

우리는 소비를 할때, 이미 고기가 된 생명체에 대해 더이상 신경쓰지 않는다. 고기의 퀄리티나 가격 등이 중요한 고려요소가 될 뿐이다.
스페인에서 가격이 저렇게 저렴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선 묻지 않고, 스페인 돼지고기들은 저렴하구나 로 생각할 뿐이다. 나역시 그랬다.

지금은 다시 윤리적 채식을 하려고 한다. 그 동안 믿어왔던 '유럽은 다르겠지.'했던 안일한 생각을 그만하려고 한다.

가격이 두배 정도 비싸도 outdoor bred를 소비하기로 했다.
라벨을 잘 확인해야 한다. eco-friendly가 써있어도 읽어보면 가공과정이 친환경적이라는 것이지 친환경으로 키운 돼지는 아닌것들도 있다. UK에서 키운 돼지들을 도축한 것인지, 혹은 UK 에서 살육한 것인지 라벨에 나와있다.

이 기사를 참고 하면 좋을 것 같다.
https://www.independent.co.uk/life-style/food-and-drink/pork-production-truth-pig-farming-uk-factory-hugh-fearnley-whittingstall-sienna-miller-mick-jagger-a7813746.html?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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