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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간호사일기 Band6에 지원하다.

by kimikomi 2021.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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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간호사로 일해나가면서 시스템을 점점 익혀나가고 있다.
영국 NHS에 무지한 상태로 시작했기 때문에 일하는 동안 생각이 많이 바뀌어 나간다. 아마 초창기에 썼던 글과 생각이 많이 다를 것 같다.

그 전에 썼던 글 중에 Band5와 Band6 급여차이가 많이 안난다고 했는데 사실은 생각보다 많이 나서 놀랐다.
한국에서 경험했던 간호사의 연봉체계는 호봉이 정해서 있고 근속연수에 따라 올라가고 charge nurse가 회사원으로 따지면 주임 또는 대리를 다는 것이었다.

영국 NHS 간호사는 PIN을 받으면 band5부터 시작하고 연차에 따라 급여가 올라가는 것은 한국과 같다. 다만 1-2년차의 경우 연봉이 오르지 않고 2년이 지난 3년차부터 급여가 오르는데 미미하다. 그렇게 7년차 때까지 연차에 의해 급여가 상승하고 그 이후부터는 물가상승에 따라 national 뭐시기에 따라 오르기만 한다고 한다.
그러니 7년차 이상부터는 물가상승반영에 의한 호봉인상 외에는 없다는 것. 이해하기 쉽게 살명하자면 최저시급이 매해 오르는 것을 반영하는 상승일 뿐이다.

* NHS 연봉은 구글에 검색하면 아주 투명하게 나온다.
The annual salary for a Band 5 on the 1st paypoint is £24,907(세전)
이걸 한화로 환산해서 돈을 많이 버는 걸로 착각하면 안된다. 생활물가가 한화가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마시길! 버스비 £1.55 한화로 환전시 2444.35원 (£1= ₩1577)


여기는 연차가 쌓인다고 해서 누가 먼저 주임이나 대리로 승진시켜주는게 아니라 본인이 노력해서 band릉 승급해야한다. 지원하지 않으면 영원히 band5. 또 반대로 이 말인즉슨 연차가 낮아도 본인이 역량이 된다면 승진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 이다.

부서마다 특징이 다 다르기 때문에 승진기회가 다 다르기도 하다. 예를 들면 내가 일하고 있는 곳은 junior sister 라 불리는 band6 자리가 네 개 있다. 작년에 올드멤버들이 많이 이직하고 사직하면서 두 자리 공석이 생겼다. 그러면서 한 자리를 우리병동에서 2년 정도 일한 필리핀 간호사가 차지했다. 몇 일 전만 해도 나와 같은 band5에 그 역시 OSCE출신 간호사였다. 물론 그는 일잘하는 간호사 고유명사로 불릴만큼 모두가 좋아하는 간호사였고 이 전 병원에서 경력이 꽤 있었던 것 까지 감안해서 band6로 승진했다. 그럼에도 우리병동에서 오랜 연차를 가지지 않은 그가 승진한 것은 센세이션이었다.
이런 병동의 매니저가 가히 파격적인 인사를 하면서 나이/경력과 상관없이 능력이 된다면 승진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자리잡혔다.

나와 같은 OSCE batch mate와 band6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는데, "이제 일한지 1년 됐잖아." 라고 대답하는 그녀에게 우리 병동에 1년 정도 된 간호사가 band6 된 경우가 있다고 말하자 꽤나 놀라워했다. 그만큼 일하고 있는 곳의 환경이 중요한 것 같다. Turnover 가 심한 곳은 그만큼 일이 힘들지만 자리도 많이 나는 만큼 승진기회도 많은 것 같다. 물론 기회가 있어도 본인이 능력이 되서 증명을 할 수 있어야겠지만 말이다. Junior sister/charge nurse의 경우, band5능력은 당연히 모두 갖추고(clinical skills) 거기에 플러스로leadership&management skills를 증명해야한다.

모두가 band6에 욕심이 있지도 않다 사실. 여기는 한국과 비교했을때 위로 올라가려는 경쟁이 그렇게 치열하지 않은 것 같다. 본인의 분수에 맞게 살아가는 걸 지향하는 모습을 많이 본다. Band5간호사는 내 환자 케어만 하면 되지만 Charge Nurse가 되면 병동 전체 환자의 care/discharge plans 다 꿰뚫고 있어야 하니 스트레스가 몇배로 어마어마하다.

나도 사실 요근래 의욕이 없고 그렇게 근근히 살아가려고 했으나 최근에 preceptorship 코스에 일부인 career development 를 듣고 생각이 좀 바뀌었다.
Band6 1년차 연봉이 band5 7년차 연봉과 같은데, 그렇다면 7년에 걸쳐서 연봉을 올리는 것보다 능력을 쌓아서 급수를 올려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band5 7년 차 이상부터는 물가상승률만 반영한다고 하니 노력해서 band6되라고 educator가 encourage하는 말이 와닿았다.
* Band 6 roles start at £31,365

참고하기 좋은 글
A Nurse’s Guide To NHS Pay Bands In 2021
https://www.nurses.co.uk/nursing/blog/a-nurses-guide-to-nhs-pay-bands-in-2021/

A Nurse’s Guide To NHS Pay Bands In 2021

About the author Matt Farrah Co-Founder I studied English before moving into publishing in the mid 90s. I co-founded Nurses.co.uk and our other three sites in 2008. I wanted to provide a platform that gives a voice to those working in health and social car

www.nurses.co.uk


Band6 로 가는 길은 다양한데 ITU 나 ER 같은 부서로 진로를 정하거나 본인 speciality에 따라 specialist가 될 수도 있고 Research 간호사가 될 수도 있다.
Band6라는 개념을 설명해야할 것 같은데, 그냥 능력이 좋아서 되는게 아니라 band5 이상의 knowledge 혹은 skills 가 있기 때문에 band5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는거라고 이해하면 된다.
그만큼 엄청 노력해야되기 때문에 누구나 하고 싶어하는 것도 아니다.

하여튼 우리 부서는 Turnover 가 워낙 심하기 때문에 최근에 또 두 명의 band6 자리가 났었다. 나는 그 동안 band6에 대한 갈망이 전혀 없었고 할 생각도 없었는데 급하게 motivation이 생겨서 진로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이 번에는 secondment라고 해서 임시직 6개월짜리가 난 걸 지원해보기로 했다. 워낙 치열한 공고이긴한데, 그냥 시험삼아 프로세스를 한번 겪어보고 싶어서 지원하기로 했다. 그리고 6개월직인게 너무 좋았다😂 계속하라고 하면 하고 싶지 않은 너무나 버거운 자리ㅠㅠ!!
그리고 생각보다 매니저와 주변에서 지지를 많이 해줘서 감사한 마음으로 지원할 수 있었다. 내가 "그 자리는 S가 될 것 같은데.." 라고 자신없어할 때 주변 동료들이 그게 무슨상관이냐고 일단 지원하라고 말해줘서 용기를 냈다.

영국은 reference 사회라서 그냥 지원은 불가하고 매니저와 미리 discuss하고 추천을 필수로 받아야하는데 매니저가 흔쾌히 기쁘게 추천해주겠다고 해서 또 놀랐다. 그리고 Nurse in Charge 쉐도잉할 수 있게 arrangement 까지 해줬다! 그게 바로 내일🤭🤭
그렇게 night 근무하는 동안 잠을 줄여가며 나흘 남은 마감일까지 지원서를 작성해서 submit 버튼을 눌렀다.

지원하는 그 모든 과정들이 좋은 경험이었다. 사실 병동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 평판이 꽤 좋은편이라 같이 일하기 좋은 멤버로 꼽히곤 하는데 그게 참 감사하다.

이 글은 OSCE 간호사라도 연차가 낮더라도 charge nurse가 되고 싶다면 주저말고 지원하라고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에 써봤다. 아마 나도 주변에 그런케이스를 보지 못해봤다면 꿈도 못꿔봤을거 같은데, "네가 해? 그럼 야나도!" 같은 마음을 상대적으로 쉽게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저 조무래기는 지원만 했을뿐 인터뷰 아직 안봤어여🥲 인터뷰보게 되면 후기를 또 올려볼게여.

주위환경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으며, 여러분 모두 행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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