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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간호사일기 번아웃

by kimikomi 2021.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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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데믹 동안에도 괜찮았던 내가 번아웃이 왔다.

내가 일하는 부서 management가 너무 엉망이라서 매니저도 싫고 데이근무 workload가 말도 못하게 과중해지면서 출근하기 싫어졌다. 나는 self motivation이 아주 강한 사람이라 알아서 잘하는 편인데, 개판인 구조에서는 개인 스스로가 잘하려고 노력해도 너무 힘들다는 생각이 번아웃으로 이끌었다.

내가 일하고 있는 부서의 문제인지 Trust의 문제인지 모르겠으나, 직원을 병원의 소모품으로 대하는 느낌이 든다.
이번에 한국 스타벅스에서 나타난 트럭시위에 너무 공감이 많이 된다.
우리가 이벤트를 할거야. 업무량은 더 늘어나지만 그건 네 일이고 내 알바 아니야. 처럼

일회용소모품이 아닙니다.


Understaff로 모두가 고생하는데..
빈 병상있어? 그럼 admission 받아. 스태프 모자르다고? 그래도 환자 받아.
새로운 covid policy update 된거에 맞춰서 일감 더 줄게. 공지했는데 왜 제대로 안되어있어 audit하면서 혼내줘야겠다. 이런식.

내가 간호사가 아니었으면 스트레스가 덜했을거 같다. 간호사란 이유로 책임이란 책임은 다 묻고 간호사는 도대체 누가 돌봐주는지 모르겠다.

최근에 환자가족이 매니저에게 엄청 컴플레인 한 일이 있었다. 자기 엄마가 care neglect 됐다는 컴플레인이었는데.
부서매니저는 가족들 말만 듣고 우리는 신경쓰지 않는 대처를 해서 너무 짜증났다.
같은 컴플레인에 내가 좋아하는 Sister는 sorry로 시작해서 걱정되는거 이해하지만 간호사 한명이 지금 8명을 돌보고 있다고. 말해주는게 너무 좋았다.

물론 환자인 자기가족이 제일 중요하겠지만, 당연하지만, 우리 입장따위는 당연히 상관없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management/NHS에서 이해시켜줬으면 좋겠다.

특정 간호사가 환자케어를 일부러 neglect 한게 아니라 도저히 환자 개개인에게 전인간호를 할 수 없는 업무량을 인력이 없는 상태로 일하고 있다는 걸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NHS Hero라는 칭호로 영웅화 캠페인을 할게 아니라 우리는 아무 초능력도 없지만 그럼에도 우리일을 다하고 있는 평범한 간호사라고.

틱톡에서 캡처한 영국간호사 상황


멘탈이 거의 나가서 지금은 병원생각만 해도 속이 답답하고 건물만 봐도 가슴이 뛰어서 조금 쉬기로 했다. 지금 마음만 같아선 그만두고 싶다. 비자 문제 없는 한국의 나였으면 속편하게 그만뒀을텐데 그럴 수 없는 비자상태도 스트레스다.

모든게 스트레스.
집에 있기도 싫고 나가기도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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