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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간호사일기 부서이동

by kimikomi 2021.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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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단순 번아웃이 아니라 정말 정신적으로 극심한 우울과 불안이 너무 심해져서 부서장도 내가 더이상 이 부서에 일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응급으로 부서이동을 시켜줬다.

이제 연말이고 연차휴가도 다 계획해놔서 내년 쯤에나 부서이동 하고 싶었는데 그것들을 다 포기해서라도 더이상 내가 일했던 병동에서 일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다니는 병원(Trust)은 부서에 입사한 9개월 이후 internal transfer가 가능한 policy가 있다.

나는 발령받은 후 1년반을 지냈기 때문에 정규 인터뷰없이 부서장 면담 후에 transfer form 작성 후 각 부서장 사인을 받은 뒤 confirmation date를 받고 부서이동했다.

너무나 운좋게 PACU로 부서이동했다. 바로 올해 5월에 오픈한 새로 생긴 부서라니 타이밍이 너무 좋았다.

나는 항상 specialty를 갖고 싶었는다. 물론 영국에 오기 전 수술실 specialty가 있었지만 나는 이제 두번 다시 수술실에서 일하지 않을거라 새로운 specialty가 필요했다.
내가 일했던 Neuro&Stroke 는 나는 별로... 내 specialty라고 생각되지 않고 계속 하고 싶지도 않았다.

부서이동 할 때 염두에 두었던 여러가지 speciality 들이 있었지만 나와 연이 닿아 PACU로 왔다.
간호학생 실습때 회복실 간호사 하고 싶다.. 하고 소망했던게 10년이 지나서야 이루어졌다.
* Recovery room과 PACU는 다른 부서지만 Theatre 소속


아무리 PIN을 받은 정규간호사여도 영국은 competency book(무조건 paper) 사인을 다시 다 받아야한다. 그래서 또 다시 중고신입이 되었다. 또용댐이 나는 도대체 신규생활을 몇번을 하는거냐고 하는데 나도 이럴 줄 몰랐어요!!!
supernumerary 3주로 PACU, recovery room, HDU 이렇게 세 과를 로테이션하면서 트레이닝 받는다.


다시 스크럽을 입으니 역시 나는 스크럽을 입을 팔자인가보다. 싶고, 또, recovery room에서 일하면서 수술실 복도를 걸어다니는게 참 익숙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느낌이었다.


여기와서 새삼 나는 참 아는게 없구나. 다시 깨닫고 ABG부터 새로 다시 공부중이다. 이런 기회가 있음에 너무 감사하다.


또 나 혼자가 아니라 나랑 같이 일을 시작하는 batch mates도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


문득, 돌이켜 봤을때 나의 간호사 인생이 이렇게나 다이나믹해질 줄 정말 몰랐다. 정말 내 맘대로 되는건 하나도 없구나 싶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걱정은 할 필요가 없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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