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S를 이용하는 의료수혜자 입장에서는 좋은 제도이다. 많은 커뮤니티글에서 영국인들이 영국의 장점으로 NHS 무료의료혜택을 자랑한다.
자 그곳에서 일하는 의료제공자의 입장은 어떠한가. 나는 간호사로 일하는건 좋지만 아마 이 나라에서 평생 간호사로 일하고 싶지는 않다.
어제 bank shift로 예전에 일했던 부서로 나이트근무를 하러갔다.
내가 엑스트라쉬트로 왔어도 간호사 한명이 call in sick 을 해서 한명이 부족한 상태로 7명의 환자를 맡았다. 그래도 처음엔 괜찮았다.
그러다 Night coordinator 가 왔다. 코비드컨택환자로 4개 베드를 혼자 쓰고 있는 환자를 타부서 격리병상으로 전과시키고 4베드를 오픈해서 A&E에 4명 환자를 새로 받으라는 것.
그럼 끝에 나는 10명의 환자를 보라는건가. 특히나 admission은 원래 있던 환자 보는거랑 또 다른데!
하필 band6 가 call in sick을 해서 전부다 주니어들만 있는 상황이라 간호사 수도 적고 admission 다 못받는다 라고 말하지도 못했다. 어휴.
그래도 코로나병상 청소하는데 3-4시간 정도 걸리니까 그래도 다들 쉬는 시간 끝나고 돌아오는 시간쯤 admission 받으면 괜찮겠다 했는데 뭐 protocol 인지 뭔지 바뀌어서 terminal cleaning이 금방 끝나버렸다.
와 그렇게 admission 한명씩 쭉쭉 밀고 들어오는데 두명의 간호사가 동시에 쉬는시간을 가서 병동에 간호사 두명만 있는 상태로 그렇게.... (물론 HCA도 있지만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약물투여라든지 handover 등 간호사가 해야하는 일들을 도울 수 없다.)
그런 와중에 내 환자 한명 O2 desaturate 되면서 케어하고 있는데 또 하필 confused 환자라서 나 혼자는 Vital signs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 또 다른 베드에서는 콜벨을 누르고 응급실에서는 또 다른 환자를 데려와서 내가 handover 받기를 기다리는 상황...
환자 목숨이 걸린게 간호일이라 죽이되든 밥이되든 될되로 되라 할수도 없는데 와...
하여튼 그날밤은 최악이었고 나는 1:9 ratio로 일을 마쳤다. 너무 열받았다.
이건 인력의 문제도 있지만 결국은 매니지먼트의 문제라서 아침에 line manager한테 이런일이 있었다고 했더니
병원 situation 같은 소리를 하고 자빠져서 그렇게 핑계댈거면 나는 더이상 말안하다고 간다고 하고 짐챙겨서 나와버렸다.
내가 여기를 왜 급하게 부서이동했는지 또다시 깨닫고 진짜 두번다시 영영 안와야지 다짐했다. 또 가면 내가 진짜 멍청이다.
거지같은 management가 이렇게 무섭다.
병원사정이 무슨소리야. 환자안전이 더 중요하지. A&E 베드없으면 안받아야지. 그렇게 나한테 9명 맡겼다가 환자 문제 생기면 또 그책임은 누가 지는데. 그때는 병원사정이 아니라 내책임으로 incident form 작성할게 뻔한데 말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있어.
이러니까 다 그만두지. 장기적으로 봤을때 영국은 결국 인도+필리핀+아프리카 간호사만 남게 될거다.
어차피 브렉시트로 EU간호사 오기 힘들어졌고(그 전에 EU였을때는 운전면허처럼 유럽국가간 간호사면허이전이 가능했다고. 그래서 유럽인들은 OSCE없이 그냥 취업했었다고) 영국 자국민들이 기피하는 직종이 되어서 결국은 다른나라에서 간호사를 수입해야하는 3D직종...
예전에는 간호학과 학비가 무료였다고 하던데 이제는 그런 혜택도 없어졌다.
3년 공부하고 졸업해서 간호사되어봤자 학위없는 HCA랑 급여차이도 별로 안난다. 내가 영국인이라면 간호사 절대 안한다.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임신중이라 나이트 안하고 평일 데이근무만 하는데 어느날 본인 월급을 말해줬는데 내가 OSCE 널스 band3 때 받던 월급이랑 비슷해서 아주 놀랐다.
절레절레
NHS직종 다그런건 아니고 간호사만 거지같다. physiotherapist나 occupational therapist 는 TO가 없다. TO없다=괜찮다.
의사도 일이 힘들지만 돈을 훨씬 많이 번다. 공부를 많이 했으니 당연히 많이 벌어야지.
의사트레이닝하는 급여가 일단 간호사보다 높다.
https://www.healthcareers.nhs.uk/explore-roles/doctors/pay-doctors/pay-doctors
간호사 빼고는 진짜 다 괜찮다. 간호사만 거지같아.
너는 왜하냐고 하면 비자가 없다 나는 비자가. 비자가 없어서 이거 하고 있는거 아니야.
어제 병동근무하고 너무 열받아서 쓴 글.
부서이동하고 좀 괜찮았는데 다시 열받음.
병동간호사는 진짜 못해먹을 일.
영국간호사가 튜브드라이버 월급의 반밖에 못받는다니 어이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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