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간호사 NHS간호사 월급에 대해서

최근에 영국간호사로 일하는 것에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NHS에서 일하게 되면 공무원이나 다름없으니 구글에 연봉을 검색하면 누구나 알 수 있다. (세전금액)

PIN을 가진 간호사는 band5 연봉을 받는다. 나는 내가 받는 월급이 적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 동료가 어쩌다 내 페이슬립을 보고 놀랐다. 자기보다 많이 받는다길래, 내가 더 놀랐다. 그럼 넌 얼마나 더 적게 버는거니...

베이직 시급은 기본적으로 같다. 그런데 월급에서 차이가 나는 이유는 tax code와 pension연금, 근무표때문이다. E-roster 시스템을 이용해서 본인이 근무표를 짤 수 있는데, 데이근무보다 나이트근무가 수당이 더 나오고, 일요일을 사랑하는 영국이라 일요일에 일하면 수당이 더 많이 나온다. 한달에 14번 출근하면 되는데 나는 이왕이면 돈을 많이 벌 수 있게 근무표를 짠다.

예를 들어 14번 데이근무만 한 간호사와 7번 데이+ 7번 나이트를 한 간호사의 급여차이는 꽤된다. 부서에서 나이트를 강요하지 않기 때문에 본인이 알아서 하고 싶으면 하고 안하고 싶으면 안하면 된다.
나야 미혼에 자녀가 없으니 나이트 근무와 주말 근무를 할 수 있는 만큼 거의 다 하지만, 나처럼 일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거 같다. 다른 동료들도 "너처럼은 못한다."라고 말할 만큼 나는 남들 쉬는 주말에, 뱅크홀리데이에 무조건 일한다.
Pension 연금으로 떼가는 비용도 상당하지만 나는 입사하고 바로 탈퇴해버렸다.

하여튼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데도 돈을 겨우 이것밖에 못받는다니 보상이 별로 안된다.
2주 내내 나이트 하는 동안에는 남자친구를 (같이 사는데도!) 본 적도 없는 것 같다. 🥲


영국간호사가 되려는 목적이 다들 다르고 만족에 기준이 다르겠지만
"영국에서 무조건 살아야한다!" 는 이유가 아니라면 영국간호사 굳이 .. 나는 추천하지 않는다.

*한국이랑 비교하는게 아닌 호주, 뉴질랜드, 미국간호사 등과 같은 곳과 비교기준!

물론 NHS가 아니라 private으로 가면 돈을 많이 벌겠지만 비자문제가 있으니 선택지도 별로 없다.
내가 경험하고 있는 영국간호사는 (매우 주관적) 간호사라는 직업의 프라이드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미국간호사 면허인 NCLEX를 공부했을때는 미국 자국민들도 간호사를 꿈꾸고 열렬히 공부하고 전문직으로 인정받으며 연봉도 상당히 받는 이미지와 다르게 영국은...
(NHS 기준) 전문직이라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환자들도 의료인이라기 보다는 간호사를 carer 로 인식하는 느낌이 더 강하다.


영국간호사는 사실 나한테 과분한 기회였다. 허리가 아파서 더이상 수술실 경력을 이어나가지 못하는 내게 병동 간호사로 일할 수 있게 해줬으니 말이다. 이제는 병동 간호사 경력이 생겼고, 이 경력을 이어나갈 수 있으니 다른 나라에서 좀 더 전문적인 간호사로 커리어를 확장시켜나가고 싶다. 나는 굳이 영국에 머무를 이유가 딱히 없어서 기회가 된다면 좀 더 많이 벌고 더 많이 배울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

++ 오늘 발견한 헤드라인들 23/05/2022

NHS 간호사를 많이 그만두고 있는건 사실이다. 너무 힘들고 돈을 너무 짜게 줘서 자국민 간호사들이 많이 그만두고 있다.

위에 기사는 좀 극단적인것 같긴 하지만, 나야 자녀없고 책임질 가족이 없어서 그렇지. 사실 나도 이 월급으로... 자녀를 갖는건 너무 힘들것 같다. 12시간 넘게 일하는데 그 동안 누가 내 애기를 봐주겠어🥲🥲 애기 돌볼 보모 비용이랑 내 월급이랑 퉁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