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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간호사일기

영국간호사 특별하지 않다.

by kimikomi 2021.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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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너무 부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의 주관적인 생각은 그렇다.

영국 전체를 돌아본 것도 아니고 내가 일하고 있는 NHS trust 기준으로 작은 시야에서 바라본 영국간호사는 특별하지 않은 것 같다.

나 역시 그랬고 해외에서 일하는 간호사는 뭔가 더 특별해보이지만, 일하는 곳이 국외이고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간호사일 뿐 간호사다. 국내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이 그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들어가기 어려운 간호대학에 입학하고 힘든 과정을 거쳐 졸업한 그대들 역시 너무 특별한 간호사이다!

내가 간호학생이었을때는 막연히 호주간호사를 꿈꿔왔다. 워킹홀리데이도 호주로 갈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어쩌다보니 뉴질랜드로 가게 됐다. 자연스레 뉴질랜드에서 간호사를 하고싶다고 생각이 바뀌었지만 나에게는 면허등록 과정이 너무 버거웠다. 그때 영국의 브렉시트로 인하여 문호가 크게 열리면서 '그럼 영국으로 가야겠다.' 해서 영국에 온 케이스이다.

한국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건 즐거웠지만 너무 고역스러웠다. 나는 워라밸이 너무 중요한 사람인데, 한국에서는 일에 나를 갈아 넣는 수준이었다. 아무리 오버타임 급여를 매겨준 들 쉬는 날 없이 주7일을 일할때면 너무 힘들었다. (수술실에서 근무했고 당직이 있었다.)

그래서 해외에서 일하기를 더 갈망하고 갈망했다. 그렇게 영국에 왔다. 이교대로 근무하지만 본인이 self rota 시스템을 이용해서 데이근무만 신청하면 상근직처럼 일할 수 있다.
급여는 (무려 파운드임에도) 한국이랑 비슷하고 주말/ 나이트 근무를 하지 않으면 급여가 정말 정말 낮다. *NHS 기준

또 일하면서 발견한 점 중에 하나는 영국인 간호사가 아주 드물다는 것. 내가 일하고 있는 곳만 그런지는 잘 모르겠으나, 백인간호사들의 대부분은 아일랜드나 타 EU국가 출신이고 영국인 간호사는 정말 드물다. 필리핀, 인도, 아프리카 등 해외에서 비자가 필요한 인력들이 주를 이룬다.
한창 미국간호사를 준비했을때 내가 바라본 시각은 미국인들도 간호대학을 꿈꾸고 미국간호사가 되길 희망하는 이미지였다. 호주, 뉴질랜드도 그런 느낌.

영국인들은 간호사가 되고 싶어하지 않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물론 영국인 간호사들도 있지만, 주류가 해외 출신의 간호사들인 것 같다. 통계를 찾아보려고 했으나 영국 국적을 가진 간호사 수를 통계낸 건 없고 NHS staff 기준으로 통계낸 건 의사나 다른 직종이 포함 되어 있고, 타직종은 영국인이 주류이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

이 글을 쓴 의도는 글쎄, 영국간호사를 희망하는 이유가 영국에서 살기 위함이 아니라면 굳이 희망하실 이유가 없다는 것?
그럼 너는 왜 여기서 일하냐고 물으신다면 영국에 살기 위해서 라고 대답하겠습니다.

NHS 간호사는 외국인노동자 느낌이 너무 강한 것 같다. 그래서 일까 이런 코로나로 힘든 시국에 의사와 교사 월급만 인상하고 간호사 월급은 올려주지 않는다는 설도 있다.

영국간호사를 완전 비추하거나 폄하하는 글이 아니다. 목적이 영국에 살기 위함이고 이민을 하는 케이스라면 브렉시트 시국에 간호사만큼 쉬운 길이 없다.

내가 경험하고 적은 아주 사사로운 주관적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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