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버리 짐가방 달랑 두개 들고 영국에 온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나 되었다.
여기 올때는 일단 잃는 것도 없으니 해보고 아니면 돌아가자 라는 마음이었는데 어느새 나의 터전이 되어버렸다. 올해 치과치료를 해준 의사선생님은 호주사람인데 자기도 영국에 40년 머물 줄 몰랐다며 나도 그럴지도 모른다고 한게 생각난다.
블로그를 시작할 때 영국간호사 이야기는 일기 형식으로만 적고 정보전달블로그는 안하기로 한게 잘한 일 같다. 처음 일했을때랑 지금 생각이 정말 다르기 때문이다. 이제막 겨우 영국으로 온 내깟게 뭐라고!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얘는 그렇구나 정도로만 읽었으면 좋겠다.
요즘 내가 일하는 병원의 근황은 사직 분위기다. 틱톡만 봐도 널싱잡 그만둠!!! 이라는 영상이 자주 올라온다. 그만두는 애들은 비자문제, 집문제 없는 영국애들... 부럽다 얘두라
틱톡만 봐도 미국간호사/영국간호사 분위기가 정말 다르다. 틱톡하시나요?? 영국은 틱톡 정말 많이해요. 틱톡으로 영국간호사 분위기 느껴보세효. #nhsnurse #ukrn
어제 우연히 틀어놓은 라디오에서조차 NHS recruiting 광고가 나오는 걸 보니 정말 인력난인 것 같다.
없는 간호인력은 인도에서 필리핀에서 잔뜩 데려오는걸로 충당하는 것 같다.
지금 내가 새로 부서이동 한 곳도 세명이 퇴사/부서이동을 했다.
어느 직장이나 사람이 오고 나가고 하는거니까 그냥 그러려니 한다. 그래도 병동에 있었을때보다 상황이 더 나으니까 나는 그걸로 괜찮다.
누가 영국간호사한다고 하면 나는 항상 말하지만 영국에 사는게 목적이 아니면 굳이.. 다른일 할 수 있으면 다른일 하세요... 정말로...
2년 정도 지내면서 깨달은 영국에서 직장생활은 가만히 있으면 바보된다는 점이다.
그게 참 어려웠다. 처음엔. 연차쓰는 것도 뭔가 눈치보이고 call in sick하는것도 죄짓는 것 같고 그랬다.
영국에선 절레절레. 그건 너의 권리고 네가 알하서 챙겨야하는 것. 말안하면 모름.
Speak up도 정말 중요한 문화. 수직구조가 있어도 보고체계를 통해서 부당한게 있으면 말할 수 있다. 뭐 들어주고 안들어주고는 다른 문제지만 그래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
한국의 직장생활과 정말 다르다.
예를 들면,
차지가 "4-10 환자 맡아 줄수 있어?" 라고 했을때 배정받은 간호사가 "그 중에 어떤환자 XX진단 받았잖아. 나 면역력 약해서 못맡아. 다른 곳 allocate해줘."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이게 좋은거 같으면서도 진짜 노답일 때도 있다.
상사가 까라면 까야지 방식은 불가능하다. 여기는.
나야 뭐 그냥 그러려니 하고 하는데, 가끔은 아니 저렇게 핑계거리가 많은데 왜 병원일 하지 싶은 애들도 있다. 진짜 기상천외한 이유들을 듣게 된다. 영국에서는 상사도 해먹기 힘들겠다 싶다. 해달라고 사정사정해야 하는 직책.
오잉 어떻게 마무리해야하지😅
2년 일한 나 잘했다! 올해도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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