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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간호사일기

영국 간호사 일기: 한국인간호사

by kimikomi 2020.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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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병동에서 신규간호사로 일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처음엔 약도 잘몰랐는데 BNF찾아가면서 틈틈이 익숙해지고, 전화받기도 무서워서 한번을 안받다가 요즘엔 전화도 받는다.

내 영어는.. 이런 영어로 간호사로 일해도 되나? 라고 느낄 때가 많은데, 다들 정말 많이 이해해준다. 우리 병원엔 한국간호사가 나를 포함해 5명이 있다고 들었다. 물론 필리핀, 인도, 네팔 출신 간호사가 많지만 그들은 영어가 거의 공용어기 때문에 언어문제가 적어보인다.
하여튼 나는 귀한 한국인이기때문에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신기해하고 Kpop, Kdrama의 영향으로 한국인에 대한 좋은이미지가 많은지 나랑 친해지고 싶어해줘서 감사하다.
한국보다 영국이 내외모를 잘쳐줘서 여기서 일하는게 즐겁다 호호

병원에서 일하면서 화장수정할 시간도 없고 집에가면 너무 피곤해서 화장 한개도 안하고 근무하는데 환자나 보호자들이 나를 20살 언저리쯤으로 봐줘서 '너처럼 어린애가 저 먼 타지에서 혼자와서 나를 돌보다니...!!!'라는 측은지심으로 나를 더 아껴준다. 게다가 다른 몸집이 큰 아프리칸 간호사들과 다르게 호리호리해서 체위변경할때마다 환자들이 먼저 '허리조심해!'라고 걱정해준다.

퇴원할때 나를 친구라고 부르며 보고싶을거라고 말해줘서 감사하다. 물론 나는 보고싶어도 병원에 절대 오지말고 건강하라고 말해준다.
오늘은 환자가 퇴원하면서 안아줬다. 장난으로 2m 사회적거리두기 지키라고 말해줬다.

한국이름은 발음이 어려워서 영어이름을 짓는경우가 많다. 내 한국이름도 외국인들이 발음하기 어려워해서 영어이름을 쓰는데 워낙 쉬워서 다들 내 이름을 외웠다. 다른 동료 간호사 뿐 아니라 의사, physio, Occupational therapist들까지도 내 이름을 알고 불러준다.

한국이름 지키는게 나는 너무 좋다. 발음이 소영이라든지 지연 처럼 발음이 쉬운 한국이름은 영어이름 말고 그냥 한국이름을 고수했으면 좋겠다. 나의 작은 바람.
처음 몇날은 한국이름으로 불리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너무 혼란스러워하고 나를 나라고 부르지 못해서 포기했다.

다들 건강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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