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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간호사일기

영국간호사로 일하기 힘든점

by kimikomi 2020.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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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6월은 거의 LD 데이근무(07.30-20.00)만 하게 됐다. 코로나 판데믹 상황 때문에 다들 연차쓰기를 꺼려해서 매니저가 강제로 연차를 주고 있는데 5월에 일주일 연차받고 이번달에도 또 연차를 일주일이나 쓰라고 해서 거절했다. 그래서 몽땅 얻게 된 데이근무.

데이와 나이트쉬프트는 느낌이 정말 다르다.

평일 데이근무의 경우, 다른 병동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내가 일하고 있는 Neuro, Stroke 파트는 병동에 사람이 어마무시하게 많다.
Physiotherapist, Occupational therapist, Dieticians, SLT, Doctors, pharmacists etc. 정말 다양한 직종들이 함께 일한다. 사람이 너무 많다. 코로나 때문에 유니폼 대신 스크럽을 착용하는 바람에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 아무나 붙잡고 일단 의사인지, 누구신지 물어봐야 된다.

사람이 많으면 뭐가 문제냐. 앉을자리가 없다. 평일 데이근무는 정말 운이 없으면 근무시간내내 서있는다. 퇴근할때에는 정말 발바닥이 마비된 느낌이다.
그리고 내가 일하고 있는 NHS는 아직도 수기차팅을 하고 있어서 누군가 환자폴더를 가져갔는지 알기가 어렵고, 어디갔나 여기저기 찾으러 다녀야 되는게 부지기수.

 

주말에는 상근직 직원이 없으니 자리는 널널하지만 Housekeeper 또한 없기 때문에 환자식사 메뉴 물어보기 등과 같은 일을 해야한다.

도대체 2020년에 왜 EMR을 도입하지 않는것인가. 예를 들어 환자가 MRI 등 procedure를 하러 갈때 (종이)메디컬노트를 같이 가지고 내려가는데, 그 동안 아무도 메디컬노트를 볼 수 가 없다..... 세상에나 이런일이. 같은 내용을 손으로 다시 작성하는 일도 부지기수. 쓸데없고 중복되는 작업들이 너무 많다. 인계도 잘 되는거 같지도 않다.
hand writing 을 알아볼수 없게 적어놓은 경우도 허다해서 정말 곤란한 경우가 한둘이 아니다!

그리고 내가 참 힘들어하는 입퇴원. 영국병원은 원무과가 없다. 또르르...
아직도 프로토콜을 잘 모르겠어서 너무 힘들다. 외국에서 일하는게 이게 쉬운 일이 아니다. 전체적인 시스템을 모르는채로 일하는건 너무 버겁다.

해외간호사 준비할때 왜이렇게 경험, 경험 얘기하는지 납득이 된다. 준비할때는 도대체 왜이렇게 경험에 집착하나했는데ㅠㅠ막상 와보니 경험이 정말정말 중요하다는걸 백번 강조하고 싶다. 안그래도 낯선 시스템인데, 언어도 다르고, 일도 서툴면 진짜정말 너무 힘들다. =내얘기

나는 한국에서 병동경력이 전무한채로 영국에서 병동 발령받아 일하고 있는데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프리셉터십과 각종 교육들이 중단되면서 알음알음 배워가며 일하느라 정말 힘들다.
이제 약 4개월 차로 일하면서 tracheotomy care, NG feeding, Syringe drivers까지 마구마구 배우는 중이다. 외국은 안그럴줄 알았는데ㅠㅠ 한국처럼 물어물어가며 배우고 있다. 해외간호사가 되기에 경력이 충분하거나,차라리 간호대학에 들어가서 실습하며 시스템을 자연스레 익히고 스킬도 쌓는 게 좋은 옵션인 것 같다.

 

그리고 밥. 한국병원처럼 밥 잘나오는 나라는 절대 없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직원식당이 있고, 가격도 저렴하면서 매일 다른 메뉴를 제공해주는 나라는 한국 뿐이겠지....
여긴 직원식당이라기보단 Canteen으로 직원 뿐 아니라 환자, 보호자도 식사할 수 있는 공간으로 hot food와 베이커리를 운영하고 있는데 비싸다. £3-5 정도. 뭐 거창한거 판매하지도 않는데 저 가격. 도시락은 필수.

나 영국에서 보건복지부 같은 부처 장관 시켜주면 좋겠다. 나 아니어도 한국간호사한테 그 자리 맡겨주면 진짜 센세이션 일으킬수 있을텐데.

환자 입퇴원시키느라 고역스러웠던 날이라 쓴 포스팅.

그래도 보호자들에게 사랑받으며 일하는 중고신규간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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